하 수상한 시대, 특히 지난 9월 ‘탄핵의 밤’ 이후로 TV에 종종 얼굴을 비추는 분이죠.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가 자본과 생태, 정치 현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책으로 펴냈습니다. 2022년부터 경기신문에 연재하던 글을 비롯해 이것저것을 모아 재편집한 것으로, 역사와 문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서 나온 통찰이 드러납니다.
신봉건주의라고 하죠. 18세기 브라질 노예는 하루 종일 사탕수수를 베어야 밥과 잘 곳을 지급받습니다. 21세기 사탕수수 농장의 자유인이라고 별다를 건 없습니다. 버는 돈으로는 밥과 집 렌트비밖에 내지 못해요. 분명 달라진 건, 이제 여름이 더 뜨겁다는 겁니다. 우리나라와도 비슷하네요.🤔
바닥부터 갈아 엎는 체제 전환 없이 인류에게 미래가 있을까요? 복지와 환경 정책조차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단이 되는 이 시대, 김민웅은 소비자본주의란 자연과 인간을 갈아 피를 짜내는 ‘사탄의 맷돌’이라고 주장합니다.
김민웅은 특권세력의 속임수로 오염된 ‘인민’과 ‘포퓰리즘’의 의미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해요. 또 학교 현장에서 중립을 가장해 배제된 정치를 되돌려놓아야 하며, 초등학교 저학년도 읽을 수 있는 헌법을 새로 마련하자고 주장합니다.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복지국가 대한민국에서, 자본의 벽을 기어오르기보다 자본의 벽 자체를 부수기 위한 시도입니다.
“토지는 소수 특권계급에게 독점되고 있으며 주거의 기본권은 붕괴 상태가 된 지 오래다. 생태계는 매일 착취의 대상으로 유린되면서 인간의 삶, 그 근본적 토대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제 낯선 용어가 아니다. 세계 전체를 지배하는 자본주의가 인류의 미래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_5쪽
200자 원고지 1,700여 장 분량이었던 초고가 424쪽의 책으로 마무리되었으니, 깎여나간 원고가 대략 150쪽 정도겠네요. 편집 과정에서 요약하고 잘라낸 양이 적잖습니다. 총선 기간을 거치면서 참 많은 내용이 바뀌기도 바뀌었습니다. 불량한 정치를 찍어내는 도끼로, 문제의 핵심을 지목하는 장침으로 이 책이 주목받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