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납량특집) 제가 아직도 곰곰으로 보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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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S 📌
COVER STORY I 인간은 왜 금지된 것을 욕망할까
이 책 어때 I <금기의 수수께끼>
일상과 사담 I 핑구와 곰곰의 심야괴담회
신간 소식 I <미쉬나> <김대중 육성회고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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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인간은 왜 금지된 것을 욕망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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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한길사 마케터 곰곰입니다. 다들 막바지인 여름 잘 보내고 계신가요?
입추가 지났음에도 좀처럼 더위가 가시질 않는 요즘인데요. 그래서 이번 레터는 늦여름을 장식하는 👻납량 특집👻으로 준비해봤습니다!
여러분은 ‘공포’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긴머리를 풀어헤친 처녀귀신의 모습, 무시무시한 악령의 저주 등 다양한 것들이 있겠지만 저는 ‘금기’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귀신 나오니까 들어가지 마라!" = 들어감
"저주 받으니까 건드리지 마라!" = 건드림
하지 말라는 것을 기어코 했다가 사달이 나는 공포물이 벌써 여러 개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데요…
공포물의 법칙처럼 굳어진 인간들의 청개구리 같은 본능은 사실 오랜 신화적 원형을 따릅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실과를 따먹어서는 안 된다는 금기를 어기고 에덴 동산에서 추방당한 아담과 하와 이야기, 다들 알고 계시지요? 말 그대로 어기지 말라고 있는 것이 금기이거늘 인간들은 왜 금기를 어기고 싶어할까요? 또 금기라는 것은 대체 왜 생겨났을까요?
그 실마리를 품고 있는 책을 한 권 소개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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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어른들이 하시던 "문지방을 밟고 서 있지 마라!"🚪, "밤에는 휘파람을 불면 안 된다."🌬️, "다리 떨면 복 나간다."🦵와 같은 말씀들 기억하시나요?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대체 왜 이러한 것들을 하면 안 된다는 것인지도 한번쯤 궁금하셨을 텐데요.
이처럼 “~하지 마라”식의 단호한 정언 명령의 형태를 띤 이것을 우리는 금기(禁忌) 혹은 터부(taboo)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에 이러한 수많은 ‘금지사항’은 왜 생겨났을까요?
<금기의 수수께끼>는 이스라엘 민족의 민간 습속을 통해 인간사회에 폭넓게 작용하고 있는 ‘금기’의 비밀을 파헤칩니다. 이 책의 저자 최창모 교수*는 연세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건국대학교 중동연구소 소장으로 재직했는데요. 최근 한길사에서 출간된 유대 고전 <미쉬나> 번역주해서의 책임연구자이기도 했습니다. 유대묵시문학, 유대-기독교 비교 연구 등 유대 전통문헌에 대한 풍부한 지식을 바탕으로 히브리 성서(聖書) 속에 나타나고 있는 많은 ‘금지사항’을 문화인류학과 사회인류학적인 관점에서 접근해 다각적으로 풀어내지요.
금기란 무엇이며, 어떤 성격과 기능을 가지고 있을까요? 원시적인 공포, 성스러움, 더러움 , 위험, 애매모호함, 경계, 욕망 등과 결합해 발생하여, 종교적이며 제의적인 성격을 띠고, 개인이나 사회를 방어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금기'.
음식에 대한 금기부터 성에 관련된 금기, 사회적 이데올로기로 고착되어버린 금기까지, 우리의 일상속에 자연스레 자리잡아온 금기의 기원과 인류사에서 차지해온 역할이 궁금하신 분들께 <금기의 수수께끼>를 추천합니다.
* 건국대학교 중동연구소 소장으로 <미쉬나> 번역주해서 출판 작업을 준비하던 최창모 교수는 2022년 초 갑작스러운 병환으로 타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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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사담
핑구와 곰곰이 들려주는 무서운 이야기 zi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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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이야기 하나 해드릴까요? 핑구의 외가는 부산에 있는 시골 마을입니다. 숲이 우거진 마을이라는 뜻에서 수풀 림(임), 터 기 자를 쓰는데요. 어린 시절 깊은 협곡과 계곡이 유명한 마을에서 여름방학을 보내곤 했습니다.
인적이 없는 시골 마을에선 ‘도깨비장난’이 흔하다고들 하지요. 핑구의 시골마을에도 젊은 남자들을 홀려 같은 길을 걷고 또 걷다가 결국 죽게 만든다는 심보 고약한 도깨비 전설이 있었는데요. 정신을 차리고 집으로 돌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몇 날 며칠을 시름시름 앓다가 죽게 된다고요.
숲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을 홀리는 요괴에 관한 유명한 도시전설이 또 하나 있습니다. 부산 장산에 출몰한다는 희고 긴 털을 가진 호랑이 요괴 ‘장산범’인데요. 성대모사로 사람을 홀려 잡아먹는다고 하지요. 사실 장산범은 지역의 문화와 정서를 반영하는 민화에는 직접적으로 등장한 적이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동명의 웹툰과 영화로도 제작되며 성공적인 토속적 도시전설 콘텐츠로 소개되었는데요. 이처럼 도깨비, 어둑시니, 구미호, 처녀귀신 등 민담에 등장하는 상상의 존재들은 수없이 많은 재해석 과정을 통해 콘텐츠에 영감을 불어넣었고, 특정 지역에 걸쳐 전해지는 전설, 민간 설화 등은 현대까지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의 중요한 모티프가 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풍수지리와 무속신앙을 엮은 오컬트 영화 《파묘》도 지루하고 보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쉬운 전통문화의 소재를 현대인의 사회적 이슈와 상황에 맞도록 변형시켜 흥행에 성공했지요. 전설, 설화, 기사를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현대의 우리와 공생하는 이야기로 재해석한 성공적인 전통문화 기반의 문화콘텐츠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뼈대가 되는 ‘이야기’. 우리나라에도 선조들의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를 한데 모아 충실하게 소개하고 있는 대표 고전이 있습니다. 바로 들쭉날쭉하고 재미있고 신비한, 보푸라기 같은 옛이야기들을 한데 모아 충실하게 소개하고 있는 일연의 『삼국유사』인데요. 오늘 함께 소개해드릴 책 『꿈꾸는 삼국유사』는 문화콘텐츠 원형으로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니는 『삼국유사』의 풍부한 이야기성에 주목하며, 우리 신화의 원형에 새롭게 접근하고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잊어버린 공포, 그러나 예민한 어떤 사람들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다가 악몽의 형태로 격렬하게 돌아오는 공포” _《꿈꾸는 삼국유사》 116p
“우리 민담 안에서 흰 여신은 비참한 형태로 살아남아 있다. 그녀는 흰옷을 입고 머리를 산발한 채 어둠 속을 헤매고 다닌다. 그녀들은 환한 아름다움을 질투한다. 그녀들은 죽어서도 흰옷을 입고 어둠을 배경으로 머리를 풀고 배회한다. 인간이 근원에 대해 느끼는 심리적 공포감을 그 어두운 머리카락에 가득 담은 채.” _《꿈꾸는 삼국유사》 98p
저자는 이러한 ‘이야기’들이 똑같이 가지는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이 있다고 말합니다. 신화는 인간 운명과의 싸움의 형식이라는 것, 답을 얻을 수 없는 질문 앞에서 상징을 만들어낸다는 것, 그리고 인간은 상징이라는 엑스칼리버를 거대한 우주의 어둠을 향해 휘두루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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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건, 운동화, 책. 정체불명의 물건들을 관리하는 연구소에는 야간 근무를 하는 직원들이 반드시 지켜야 하는 안전수칙이 있습니다.
첫째, 정체불명의 평범한 남자를 만나면 그의 지시를 따를 것. 둘째, 돌아보지 말 것. 셋째, 연구소의 소장품을 탐하지 말 것. 넷째, 떠나야 할 때는 떠날 것.
<저주토끼>로 부커상 최종후보에 오른 정보라 작가님의 소설 <한밤의 시간표>는 미스테리한 연구소를 배경으로 하는 연작소설입니다. 귀신이나 격렬한 사건이 등장하지 않는데도 스산함이 엄청난 소설인데요. 사실 영상이 아닌 텍스트로는 좀체 무서움을 느껴본 적 없는 제가 읽던 도중 뒷골이 싸해질 정도였답니다. '나폴리탄 괴담'류의 이야기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재미있게 읽으실 듯해요.
"층계참에 양이 앉아 있었다. DSP는 양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양도 그를 마주 쳐다보았다. 양의 털은 지저분했다. 그의 머릿속의 이미지나 인터넷에서 가끔 보았던 사진과 달리 양은 흰색이 아니라 회갈색이었다. 양의 몸 여기저기에 털이 깎여 나간 곳이 있었다. 양의 맨살이 드러난 자리에는 수술 자국 같은 커다란 흉터가 조명 아래 벌겋게 드러났다."
_〈저주 양〉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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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곰곰은 알아주는 겁쟁이입니다... 일명 ‘점프 스케어’라고 하죠? 깜짝 놀래키는 장면이 많거나 귀신이 등장하는 영화는 엄두조차 못 내고요.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도 잘 보지 못해요.😢
그럼에도 공포와 스릴은 즐기고 싶은 제가 찾아다니는 것은 바로 '무서운 장면 없이 무서운 영화', 즉 심리적인 긴장감으로 공포를 자아내는 영화인데요. 그중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이 바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샤이닝>입니다. 이미 몹시 유명한 작품이지요.
스티븐 킹이 쓴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샤이닝>은 소설 집필을 위해 아내와 아들을 데리고 호텔 '오버룩'으로 향한 주인공 '잭'이 호텔에 씌인 미지의 무언가에 의해 점차 미쳐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간결한 줄거리지만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한정된 공간 속 미쳐가는 가족의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공포, 무력감에 빠진 극중 인물의 상황이 더해지니 영화를 보는 내내 엄청난 긴장감이 옥죄어오더라고요. 거기에 비주얼적으로 쇼킹한 명장면들과 뛰어난 미장셴까지 보유한 영화 <샤이닝>. 저와 같은 공포 하수(?)분들께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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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독자들에게 『미쉬나』는 낯선 책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미쉬나』의 주석서인 『탈무드』는 무척 친숙하지요. 이는 아마 『탈무드』 의 ‘아가다’만 가려 뽑아 이야기로 만들어놓은 책들이 우후죽순으로 국내에 소개되었기 때문일 텐데요.
이 책은 『탈무드』의 뿌리가 되는 『미쉬나』를 간략히 소개하는 입문서입니다. 그 취지에 맞게 『미쉬나』를 읽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개념과 지식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지요. 성문토라, 구전토라, 구전전승, 랍비문학 등 기본 개념을 설명하고, 하나의 책으로서 『미쉬나』가 집대성되는 과정, 그 구성과 내용, 다양한 판본 이야기까지 살펴봅니다.
또 『미쉬나』의 주인공인 랍비들을 일컫는 ‘타나임’들이 살던 시대의 역사를 재구성하고, 5세대에 걸친 주요 랍비들도 소개합니다. 다양한 랍비문학들, 주석서들, 타나임의 세대와 주요 랍비들, 『미쉬나』의 63개 마쎄켓들… 낯선 용어들이 어느새 친숙하게 다가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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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서거 15주기를 기념해 그의 육성으로 작성된 마지막 자서전인 『김대중 육성 회고록』이 출간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회고록은 1924년 신안 하의도에서 출생했을 때부터 2009년 서거하기 전까지 김대중 대통령의 생애와 사상을 QR코드를 통해 생생한 육성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남북분단, 6·25 전쟁, 군사독재, 민주화운동, 국가 번영을 체험하고 선도한 인간 김대중의 회고를 통해 격동하는 한국 현대사, 참으로 엄혹했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그 현장을 생생하게 체험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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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터 어떠셨어요?
다음 레터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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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구🐧와 곰곰🐻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비블리오테카는 격주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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