삭제된 듯 빠르게 지나간 연휴가 끝나고 사무실로 돌아온 심정이 조금은 헛헛하네요.💧 그래도 연휴 내내 하루 세 끼를 든든히 챙겨 먹은 덕분인지 위장만큼은 풍요롭습니다.
설날을 앞두고 유튜브에서 '설날, 가속노화의 대명절'이라는 지나치기 어려운 제목의 영상을 발견했습니다. '저속노화'의 대가로 알려진 정희원 교수님의 "떡국을 많이 먹으면 혈당이 올라 가속노화가 되기 때문에 떡국 먹으면 1살 늘어난다는 건 그냥 노화다"라는 강렬한 도입부로 시작된 영상. 이어서 설 음식들을 조금 더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유용한 팁들을 알려주셨는데요.
늘어난 평균 기대수명으로 건강관리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저속노화' 식단이 트렌드로 떠올랐죠. 사회의 흐름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우리의 음식문화! 2050년의 명절 음식은 어떤 모습일까요?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는 '곤충'을 재료로 한 음식이 명절 상에 올라가는 날도 오지 않을까요?🦗 논의된지 꽤 되었지만 아직은 낯설게 다가오는 '식충'에 대해 마빈 해리스는 이렇게 분석합니다.
단백질 함유량이 뛰어나니 1번에 속할 듯한 벌레가 음식으로의 사용이 기피된 이유에 대해 해리스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벌레를 잡는 것은 쉬웠고 단위 무게당 높은 칼로리와 단백질을 가져다주었지만 거의 모든 종류의 벌레는 이를 잡고 준비하는 데서 얻는 이익이 커다란 포유동물이나 생선, 심지어 쥐나 토끼, 새, 도마뱀, 거북이 같은 좀더 작은 척추동물에 비해 아주 적었다."
즉, 벌레의 단백질 함유량은 뛰어나지만 벌레 한 마리가 제공하는 절대량 자체가 워낙 작기 때문에 오히려 고기로서의 효용이 적어 4번 취급을 당한 것이지요. 1일 단백질 섭취량을 맞추기 위해 벌레 수백 마리를 잡을 바에야 야생에서 사슴 한 마리를 잡는 게 효율적이라는 것! 해리스는 이를 '최적 먹이 찾기 이론'이라고 부르는데요.
현대 사회에 와서 벌레가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는 이유 역시 이 '최적 먹이 찾기 이론'과 연관됩니다. 농장화가 가능해진 현대에는 벌레 수백 마리를 잡기 위해 야생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졌으니, 벌레가 갖는 고기로서의 효용도 커진 것이지요.
이처럼 해리스는 세계의 다양한 음식문화와 식습관에 정치경제적 요소가 작동하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문화는 '우연히' 형성된 것이 아니라 특정한 물질적 조건에 의해 구성된 것이라는 해리스의 흥미진진한 추적. <마빈 해리스 문화인류학 3부작>에서 문화에 대한 해리스만의 특별하고 날카로운 관점들을 만나보세요.
안녕하세요, 위니입니다. 🍯 저는 다음 주에 제주도에 가는데요. 일주일도 더 남았는데 마음은 이미 저 남도 어딘가에 가 버렸어요. 🌴 마침 지금 제가 편집하고 있는 책이 제주도와 관련이 있는 책이라, 시의적절……까지는 아니어도 사(私)의적절한 여행으로 느껴집니다.
그래서 그게 무슨 책이냐고요? 바로 현기영 선생님의 새 산문집, <사월에 부치는 노래>(가제)입니다. 2월 중에 여러분들께 선보일 수 있을 것 같아요. 고향인 제주도의 아름다운 풍경과 안타까운 역사를 문학으로 승화시키는 데 천착해 오신 현기영 선생님의 삶이 담겨 있어요.
꽤 오래된 글들도 함께 실려 있는데, 그 글들이 지금도 시의성이 있다는 게 슬프게 느껴지더라고요. 독재 정권 아래에서 역사의 ‘진실’을 말했다는 이유로 고초를 겪은 선생님의 글들이 멀게만 느껴지지는 않는 요즈음이니까요. 😥
자세한 신간 소식은 제주도 여행 후기와 함께 들고 올게요!
일상과 사담
위니와 티노의 명절 일상
푸른 뱀의 해, 위니🍯가 새해 인사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는 지난 설 연휴, 캐리비안 배이에 다녀왔어요. 🏊♀️ 이 날씨에 워터파크에 사람이 어디 있겠어~ 했던 게 무색하게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네, 눈치 싸움 실패했어요. 그래도 눈이 펑펑 내리는 한겨울의 노천탕은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너무 추워서 종종걸음으로 걷다 들어간 천막에서 먹은 어묵과 물떡도요.
호기롭게 이번 연휴에 다 읽겠다고 다짐했지만 1권을 다 읽는 데 그쳤습니다. 하지만 1권만 해도 800쪽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분량이니 이해해 주세요. 저는 평소에 김보영 작가님의 SF를 참 좋아하는데요. <사바삼사라 서>는 SF를 쓰지 않는 김보영, 그러니까 J. 김보영의 소설입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웹소설로 먼저 연재됐었다고 해요. 웹소설답게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는 소설입니다. 사실 저는 웹소설 문법에는 익숙하지 않은 편이라, 소설의 문장이나 형식보다는 다루고 있는 메시지가 마음에 들었어요.
“아무도 다른 사람을 멸시할 수 없다”고 말하는 그 외침이요.
앗, 참! 저도 한길사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2025 책점을 봤는데요. 의도한 건 아니지만 정말로…… 전체이용가인 뉴스레터에는 공개할 수 없는 문장이 나와 버렸습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냐고 친구들과 한바탕 웃었네요. 궁금하다고요? 🔍 궁금해도 별수 없어요. 제 이미지는 소중하니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티노예요.🦖
고속버스를 예매한 티노는 광주 시골집까지 네 시간 만에 갔어요. 긴 연휴와 눈보라 예보 덕분이죠. 설 연휴 동안 다들 충분히 잤나요? 설 음식은 많이 먹었나요?
티노네 집은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부터 큰아버지가 명절 요리를 전담하고 있어요. 손이 큰 큰아버지 덕분에 차려진 수제 식혜와 파김치, 깻잎전, LA갈비, 상어고기, 영산포에서 사온 홍어회를 하루 종일 퍼먹을 수 있었답니다. 회를 가뿐히 뛰어넘는 무시무시한 냄새로 여지껏 입에도 못 대던 홍어탕도 마침내 정복한 보람찬 설날이었어요.
이번 연휴에는 책을 딱 한 권 들고 갔어요. 티노는 같은 작가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무척 즐겁게 읽었는데요. 죽여 마땅한 사람을 죽여버리자는 두 주인공의 대화로 시작해 쭉쭉 올라가다가 엄청난 속도로 떨어져 내리는 범죄 스릴러였죠. 워낙 머릿속에 깊이 남아서 전작의 관성만으로도 등장인물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설날을 맞아 한길사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책점도 쳐봤는데요.
1) 근처에 있는 책의 ‘225’페이지를 펼친다.
2) 가장 먼저 눈에 띈 문장이 나의 2025년 신년 운세!
안타깝게도 책점은 꽝이었어요. 누굴 죽인다느니 살린다느니 하는 대화였거든요. 여러분도 한번 책점을 쳐보세요. 이벤트는 2월 4일 마감이니까 참여하실 분은 서두르세요. 다만 범죄 스릴러나 호러 책은 집어들지 않기를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