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요즘 한국 출생아 수가 반등했다는 소식 들어보셨나요? 신간 출간을 준비하면서 출생아에 대한 흥미로운 통계를 하나 전해 들었는데요. 연 23만 명 수준으로 줄어든 출생아 가운데 5퍼센트가 혼인 외 출생아로 태어났다는 거예요.
20명 가운데 1명. 어마어마한 숫자 같지만 사실 미국이나 프랑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미국은 40퍼센트, 프랑스는 60퍼센트를 넘어섰죠. 곧 다가올 우리 미래 모습이지만, 혼외자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얼마 전 유명 연예인의 혼외자가 이야깃거리가 되었던 것 말고는 좀처럼 기억나는 게 없네요.
혼외자에 대한 법적 불이익은 불과 수십 년 전까지도 존재했습니다. 오늘날 법적 불이익은 거의 사라졌지만, 사회적 대가는 여전히 큽니다. 선진국에서도 마찬가지예요. 법과 인권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존 위티 주니어는 현대 법의 발전을 시대순으로 따라가며 혼외자 차별의 양상을 살펴봅니다.
“아버지가 신 포도를 먹었으므로 그의 아들의 이가 시다고 함은 어찌 됨이냐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내가 나의 삶을 두고 맹세하노니
너희가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다시는 이 속담을 쓰지 못하게 되리라”
_ 에스겔 18장 2-3절
기독교의 성 엄숙주의는 혼외자 차별의 근거가 되어왔습니다. 성경에서 아브라함이 첩에게 얻은 첫아들 이스마엘을 매몰차게 내치는 장면은 그 대표적인 사례로 알려져 있죠. 그런데 존 위티 주니어 교수는 유대인과 초기 기독교도가 혼외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려고 노력했다는 근거를 내놓습니다. 혼외자에 대한 법적 차별은 4세기 이후 로마제국에서 가부장제와 신분제를 강화하기 위해 만들어냈다는 겁니다.
<아버지의 죄>는 법의 역사 속에서 반복되는 차별의 구조를 짚어내,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관념들이 형성되는 과정을 되돌아보게 합니다. 오늘날 남아 있는 차별이 자연적이고 필연적으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리고 사회와 법이 얼마든지 다른 길을 걸어올 수 있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안녕하세요, 마케터 곰곰입니다.🐻 <아버지의 죄>와 함께 읽으며 현대 사회의 가족제도를 고찰해볼 수 있는 책을 소개해드려요. <선량한 차별주의자>로 우리 일상에 내재된 차별과 혐오를 직시하게 한 김지혜 작가님의 <가족 각본>인데요. 그간의 가족 전통은 차별과 혐오를 교묘히 숨긴 채 개인의 삶을 제한하는 하나의 '각본'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가족제도에 깊이 뿌리 내리고 있는 불평등을 고발합니다.
"사람을 그 자체로 존엄하게 여기지 못하고 도구로 취급하는 사회에 기꺼이 태어날 아이가 있을까. 자신이 어떤 삶의 제비를 뽑을지 모르는 불평등한 세상에 나오기로 마음먹는 일이 쉬울까. 어쩌면 지금의 낮은 출생률은, 사람이 어떻게 태어나든 존엄하고 평등한 삶이 보장되는 사회가 될 때까지 세상에 나올 수 없다는 아이들의 절박한 집단행동일지도 모른다. "_『가족각본』(64쪽)
씁쓸해지는 대목이지요. 현대 한국 사회를 들여다보면 혼외 출생뿐 아니라 '중산층 이상의 결혼한 비장애 이성부부와 자녀 2명으로 구성된 4인 가족'이라는 촘촘한 정상 가족의 각본을 따르지 않을 경우 쉽게 이기적이라는 질타를 받거나 제도권의 보호 밖에 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해요. 전통이라는 잣대를 들이밀며 각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지 않고, 생의 출발점에서부터 개인의 존엄과 행복을 제한해버리는 사회에서 저출생이 심화되고 있는 현상은 당위처럼 보입니다.
대선을 앞두고 후보들도 저마다 저출생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대부분 지엽적인 지원사업 열거에 그치고 있는 상황인데요. <아버지의 죄> 출간과 더불어 가족제도 전반에 대해 열린 시각으로 멀리 내다보는 성숙한 논의의 장이 더욱 활발해지길 바라보아요.
일상과 사담
『나의 눈부신 친구』 독파 챌린지 후기✨
안녕하세요, 위니입니다. 🍯 지난 15일, 김지우 선생님과의 온라인 북토크를 끝으로 <나의 눈부신 친구> 독파 챌린지🏆가 막을 내렸는데요. 미션 하나하나 마음을 담아 참여해 주신 독자분들 덕분에 행복한 15 일이었습니다. 회사가 쉬는 날에도 계속 챌린지 홈에 들어가서 독자 여러분들의 답변을 구경했답니다.
<나의 눈부신 친구>는 특별한 친구와의 우정을 담고 있는 책인 만큼, 많은 분들께서 본인의 경험을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자연스럽게 저도 저의 눈부신 친구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더라고요.
떠올려 보면, 지금의 저를 만든 건 친구들인 것 같아요. 가치관, 취향, 하다 못해 음식 호불호까지, 친구의 영향을 받지 않은 건 하나도 없죠.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됐다는 사실이 때로는 경이롭게 느껴지기도 해요. 60억 지구에서 널 만난 건 7 럭키야! 🍀 라는 가사도 있듯이요.
그런 제 친구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네가 스스로를 최악이라고 생각할 때도 넌 내게 ‘눈부신 친구’라고요. 지금까지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요. 같이 들으면 좋을 곡을 하나 놓고 갈게요. 그럼 우리 모두, 상상보다 더 큰 멋진 날을 보내자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