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NTENTS 📌
COVER STORY I 남의 책장 구경이 제일 재밌는 법
이 책 어때 I 『예술가의 서재』
신간 소식 I 『김대중 망명일기』 『마운틴 하우스』
일상과 사담 I 곰곰, 위니, 티노의 서재 탐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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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남의 책장 구경이 제일 재밌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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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 마케터 곰곰입니다.🐻
손 하나 까딱하기 힘든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다들 무얼 하며 더위를 견디고 계시나요?
저는 이번 주말 본가에 가기 전, 집을 청소하고 잠시 쉬다가 미뤄두었던 책장 정리를 했습니다. 작고 소중한 책장을 들여두어서 주기적으로 책을 솎아내어야(?) 유지가 가능하거든요. 그러고 나니 손이 가는 대로 꽂아두었다고 여긴 제 책장에도 나름의 정리 규칙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답니다. 그리고 남의 책장 구경이 가장 재미있는 법이잖아요? 편집자 두 분께도 책장 공개를 부탁드렸습니다. 아래 일상과 사담에서 저희의 책장을 보여드릴 테니 구경하고 가세요.👀
여러분은 책장을 어떻게 정리해두시나요?
출판사별, 작가별, 색깔별... 다양한 분류 기준 중에 여러분이 택한 것은 무엇인가요?
규칙을 따로 정해두지 않으셨거나, 다른 사람들의 책장 정리 방법이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한번 펼쳐보셔도 좋을 듯해요. 니나 프루덴버거의 『예술가의 서재』는 전세계 애서가 32명의 책장을 소개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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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이너이자 작가인 니나 프루덴버거가 『뉴요커』 기자 세이디 스테인, 사진작가 셰이드 드게스와 함께 8개국 15개 도시에 사는 예술가 32명을 인터뷰하고 서재 사진과 함께 엮어서 낸 책입니다. 작가, 디자이너, 편집자 등 예술가들의 책장에는 각자 본인만의 개성과 독서 철학이 그대로 투영되어 있는데요.
"저는 책을 섞어두는 게 좋아요. 그 편이 훨씬 흥미롭죠."
"저는 같은 책을 절대 다시 읽지 않아요."
"책을 버린다고요? 절대요!"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나의 서재에는 어떤 기준으로 책들이 자리하고 있는가를 떠올리게 되고, 다시금 나만의 기준으로 세상에 하나뿐인 서재를 꾸려보고픈 마음이 샘솟습니다.
책장에 꽂혀있는 사두고 아직 읽지 못한 책, 읽다가 덮어둔 책 들을 바라볼 때면 왠지 부채감이 들기도 하지만, 페드로 레예스는 책이란 "소유와 존재의 문제에서 자유로운 유일한 대상"이라고 말했지요. 다른 이들의 서재를 참고도 하고, 나만의 규칙도 세워 서재를 정리하는 일에 몰두하다보면 어느새 더위가 조금은 잊힐 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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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호 여사 서거 후, 3남 김홍걸 김대중·이희호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동교동 사저에서 여섯 권의 수첩을 발견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이 생전 한마디도 언급한 적 없었기에 자칫 쓰레기통으로 향할 뻔한 이 수첩에는 1972년 8월 3일부터 1973년 5월 11일까지 김대중이 자필로 쓴 일기 223편이 적혀 있었는데요. 따라서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정권이 대한민국 헌정사상 첫 번째 비상계엄을 선포한 뒤 김대중 대통령이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1차 망명활동을 펼친 시기의 기록들이 생생하게 적혀 있었지요.
“나는 이 일기를 단장(斷腸)의 심정으로 쓴다. 그것은 오늘로 우리 조국의 민주주의가 형해(形骸)마저 사라져버렸기 때문이다.” (1972년 10월 17일)
박정희 정권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그날, 김대중은 깊은 절망과 분노 속에서 위 문장으로 일기를 시작합니다. 1972년 10월 17일부로 국회는 해산되었고, 헌법 기능은 정지되었으며, 새로운 개헌안은 국민투표에 부쳐진다는 발표가 뒤따랐는데요. 김대중은 이를 두고 “청천벽력의 폭거요, 용서할 수 없는 반민주적 처사”라고 일기에 씁니다. 다리 부상을 치료받기 위해 일본에 있던 그는, 유신 쿠데타가 일어난 이날 오후 기약할 수 없는 망명 생활을 시작하게 되지요.
일본과 미국을 오가며 한국 독재 정권의 실상을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해 발로 뛰는 김대중은 가족과 조국을 향한 그리움, 고통 받는 동포들을 두고 홀로 국외에 있다는 죄책감 속에 흔들리면서도 민주주의의 승리를 확신합니다.
"바른 일은 반드시 하늘과 국민이 지지한다. 승리를 믿고 확고한 의지와 정확한 계획 아래 전진해야 한다. 결과는 결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1973년 5월 11일)
반세기도 더 지난 2024년 12월 3일, 대한민국은 다시 한번 ‘비상계엄’ 앞에 섰습니다. 시민의 정치적 권리와 자유를 총칼로 억누르려 한 그날 한국 국민은 민주주의의 회복력을 경이롭게 증명해냈지요.
역사는 반복하지 않아야 할 것을 반복하려 하고, 정치는 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지만 『김대중 망명일기』는 그 망각을 붙들어 세우는 기록입니다.
오늘 민주주의의 씨앗이 된 한 사람의 고통과 신념을 보여주는 이 일기는, 어둠이 밀려올 때 우리가 어디에서 왔고 무얼 지켜야 하는지 되새기게 하는 정신적 나침반이 되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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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 하이아틀라스산맥 흙집부터 알프스 숲속 오두막, 경기도 양평의 콘크리트 집까지, 『예술가의 서재』 니나 프루덴버거가 이번에는 5대륙 12개국에 흩어진 21채의 산속 집을 찾아 나섰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아름다운 집을 보여주는 건축 화보는 아니에요. 산이라는 고립된 장소에서 산과 함께 살아가는 법에 대한 서사이며 사람들의 삶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 기록이지요.
산은 오랫동안 사람의 손이 닿지 않는 곳, 고요하고 성스러운 장소였습니다. 그러나 『마운틴 하우스』의 집주인들은 그 고요함 속으로 도피하지 않았지요. 누군가는 가족과 더 가까이 있기 위해, 누군가는 도시의 소음에서 벗어나 창작하며 살기 위해, 누군가는 자신의 삶을 처음부터 다시 짓기 위해 산을 선택했는데요.
이 책은 그들의 이야기와 공간, 그 사이에 놓인 자연 풍경을 하나둘 펼쳐 보입니다. 마당에 쌓인 눈, 천장 사이로 쏟아지는 햇빛, 굽이진 산길 너머로 다다른 집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집주인 각자의 응답이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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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의 서재』 속 서재들만큼 화려하고 크지는 않지만 휴식을 취하기에는 충분한 저의 '리딩 누크(Reading Nook)'를 보여드려요. 리딩 누크란 ‘작은 서재’를 뜻하는 단어로, 책을 읽을 수 있는 조용하고 아늑한 공간을 뜻하는데요.
사실 이 소파는 TV 앞에 두고 사용하고 싶어서 들였지만 TV 설치를 계속 미루는 바람에 책을 읽는 용도가 되었어요. 얼떨결에 완성된 곰곰의 리딩 누크. 선풍기 바람을 쐬며 손을 뻗어서 읽고 싶은 책을 골라 읽다가 낮잠도 자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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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4x2배열의 책장. 저의 책장 정리 규칙은 아래와 같은데요.
1순위 규칙. 분야별로 칸을 구분한다.
2순위 규칙. 같은 출판사의 같은 시리즈별로 묶는다.
3순위 규칙. 같은 작가의 작품끼리 묶는다.(출간순으로)
혹시 이 규칙에 어긋나 있는 책을 발견하신다면 제보 부탁드릴게요. 사례하겠습니다.🙏
책장에서 특별히 보여드리고픈 칸, 책을 소개해보자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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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포화상태인 한국소설 칸. 좋아하는 작가님의 책들과 친구에게 선물받은 책 위주로 꽂아두었는데요. 한 권만 꼽기 어려울 정도로 좋아하는 소설들이지만 배수아 작가님의 『철수』는 고등학교때 같은 반 친구가 절판된 구판을 구해 선물해준 추억이 담긴 책이어서 좀더 특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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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여백이 넉넉한 '일'과 관련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들을 모아둔 칸. 이중 『컨셉 수업』과 『에디토리얼 씽킹』은 입사 후 부서 이사님께 응원처럼 선물받은 책이라 가장 소중합니다. 내용도 정말 좋아서 인덱스를 빼곡히 붙여두었고요. 책장 칸이 보여주듯 일과 관련해서는 아직 읽어야 할 책도 많고, 갈 길도 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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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위니입니다. 오늘 주제를 보고 제 책장을 쓰윽 살펴봤는데요. 켰던 카메라를 다시 끄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책장 겸 탁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제 책장의 모습을 차마 보여 줄 수 없더라고요. (책장: 살려 줘…….) 그래서 오늘은! 종이책 대신 제 전자책 서재를 보여 드리려고 해요.
📘위니의 전자책 구매 루트
1. 도서관에서 책을 빌린다.
2. 큰일이다. 반납이 코앞이다! 다 못 읽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너무너무 좋았다!
3. 책장에 공간이 없다! 전자책 구매!
위와 같은 사고 회로로 구매하게 된 책을 몇 권 소개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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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빛』 l 존 밴빌 지음 l 정영목 옮김 l 문학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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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문장이 아주 충격적인 책이에요. “빌리 그레이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나는 그의 어머니와 사랑에 빠졌다.” 심지어 화자는 당시 열다섯 살이었죠. 😓 충격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문장이 너무 아름다워서 이 글에 현혹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왜 계절은 이렇게 고집스럽고, 왜 나에게 이렇게 저항하는가?”
한여름에 읽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해요. 성적인 묘사에 거부감이 없다면 추천합니다.
위니의 또 다른 전자책 구매 루트
- 휴대 전화 서점 앱 알림이 뜬다.
- 만화책 특가 할인!
- 이건 사야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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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지구를 지켜줘 1』 l 히와타리 사키 지음 l 대원씨아이(만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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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선가 제목은 들어 봤을지도 모르는 그 만화책, 바로 『나의 지구를 지켜줘』입니다. 저는 만화책은 모두 전자책으로 구매하는데요. 세트를 둘 공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한 것도 이유 중 하나이긴 하지만, 펼침면을 완벽하게 볼 수 있다는 것도 그 이유예요. 아무래도 만화책으로 보면 책을 최대한 펼쳐도 말려들어가는 부분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8090년대 작품인 만큼 묘한 세기말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아하는 작품이에요. 빠른 호흡과 도파민 전개를 자랑하는 최신 만화들도 나름의 매력이 있지만, 분위기만으로도 독자를 압도하는 이런 만화도 있는 법이죠.
다른 책들도 몇몇 소개하고 싶지만, 저도 나름의 프라이버시가 있으니까요. 가장 최근에 구매한 전자책을 마지막으로 알려드릴게요. 바로 클레어 데더러의 『괴물들』이네요. 하지만…… 당연하게도 아직 읽지 않았답니다. 읽게 된다면 후기도 들고 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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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티노예요.
지난 5월 이사하기 전 티노의 방에는 책장이 없었고 책을 쌓아두는 공간만 있었어요. 분류는 딱 세 가지였습니다. 읽기 전, 읽는 중, 다 읽음, 이렇게요. 다 읽은 책은 주말마다 두세 권씩 본가로 들고 갔습니다.
이사 후에는 조금 달라졌죠. 책장을 두 단 가져왔거든요. 픽션과 논픽션을 나누고, 글과 관련된 책은 따로 정리했습니다. 다 읽은 책은 손이 닿지 않는 깊숙한 구석으로 보내고, 앞으로 읽을 책만 눈앞에 둡니다. 아버지는 남은 책장들도 빨리 가지고 가라고 성화인데, 두 단을 옮길 때도 너무 힘들었거든요. 그냥 미뤄두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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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서 제일 눈에 들어오는 건 가톨릭 포켓 성경과 민음사 『사기본기』네요. 성경은 신학교에 다니는 친구에게 오래전 선물로 받았어요. 『사기본기』는 본가에 있던 책인데, 유시민 작가가 여섯 번을 읽었다는 말을 듣고 가져왔습니다. ‘이건 꼭 읽겠다’는 다짐이 담긴 자리입니다.
왼쪽 구석에 있는 책 중에는 바다출판사에서 나온 『기계 속의 악마』가 기억에 남습니다. 데이터를 에너지량으로 환산해 이해하는 게 재미있었어요. 생명과학이나 심리학 관련 책들은 잘 읽혀서, 들어오는 족족 아래로 내려갑니다. 아직 중학생인 동생에게 가져다주기도 하고요.
책장을 마주하면 조바심이 들어요. 아직 손도 못 댄 책들이 은근한 긴장을 주죠. 흥미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고, 지금 관심 있는 주제가 내내 나와 함께할 수는 없잖아요. 읽지 못한 채 멀어질 책들을 생각하면, 책장이 그저 물건을 정리하는 공간이 아니란 걸 생각하게 됩니다.
그렇게 보자니 제 책장은 책의 종착지라기보다 책이 오가는 정류장에 가깝네요. 잠시 머물다가 읽히고, 어떤 책은 본가 책장으로, 어떤 책은 동생 방으로 들어갑니다. 그런 흐름 속에서 관심사나 생활 리듬도 저절로 바뀌곤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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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기타 악보집들. 『지옥의 메커니컬 기타 트레이닝』은 5페이지에서 때려치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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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오테카는 격주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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