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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50주년인 출판사=출판박물관, 출판 역사가 보이는 편집실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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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S 📌
COVER STORY I 직장인의 가을방학, 추석 연휴를 기다리며
일상과 사담 I 박물관 아니고 출판사입니다
신간 소식 I 『고백록』(한길그레이트북스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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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직장인의 가을방학, 추석 연휴를 기다리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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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 마케터 곰곰입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추석 연휴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장장 7일간의 연휴 동안 가고 싶은 곳, 읽고 싶은 책은 정하셨나요? 저는 주어진 기간이 기간인 만큼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두었던 '벽돌책' 격파에 도전해볼 심산입니다.📚
오늘 레터는 연휴 전 마지막으로 보내드리는 레터가 될 텐데요. 지난 레터에서 제가 속초 서점 방문기를 들려드렸듯, 오늘은 편집자 티노님이 책 뒤 편집실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예정이에요. 앞으로는 이렇게 저희 곰곰, 위니, 티노가 번갈아가며 각자 들려드리고 싶은 이야기들을 레터에 담아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비블리오테카는 이번 레터 발행 후 짧은 휴식기를 가질 예정인데요. 연휴가 지난 10월 13일 월요일! 저희는 서른여덟번째 레터와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미리 즐겁고 평안한 추석 연휴 보내시길 바랄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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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티노예요.🦖
얼마 전 한길사 4층 사장실에서 오래된 사진집을 뒤적이다가 낯선 물건을 발견했어요. 책 지면을 그대로 오목새김한 두꺼운 종이 뭉치인데, 사장님께 여쭤보니 ‘지형’(紙型)이라고 하시더군요.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이런 종이 위에 납을 부어서 인쇄용 판을 만들었다나요. 이제는 박물관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물건이 책더미 아래에 숨겨져 있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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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형이 한가득. 책은 <우상과 이성>인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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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지난 수요일, 인쇄소에서 더는 필름 인쇄를 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관념의 모험>이나 <야생의 사고> 같은 책은 지금까지도 필름으로 찍어왔는데, 이제 필름도 지형처럼 박물관으로 갈 때가 되어가는 모양입니다. 전부 CTP(Computer to Plate) 방식으로 바꿀 때가 온 거죠.
요새 인쇄판은 알루미늄판에 용액을 입혀 만듭니다. 인쇄할 색상이 4개라면 판도 4장 필요해요. 알루미늄판에 필름을 씌우고 빛을 쬐면, 필름의 검은 글자에 가려진 부분에만 용액이 남아요. 반면 CTP 방식은 알루미늄판 위에 용액을 직접 인쇄합니다. 빠르고 인쇄품질이 좋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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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 하우스> 인쇄판. 새 책은 전부 CTP로 인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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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으로 인쇄하던 책을 CTP로 인쇄하는 건 손쉬운 일이 아닙니다. 오래된 책은 파일 포맷도 오래됐거든요. 사실 오늘 쓰는 컴퓨터로는 열리지도 않습니다. 30년도 더 된 매킨토시를 켜 텍스트를 꺼내고, USB에 담아 어도비 인디자인으로 옮긴 뒤 본문을 새로 디자인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깨지는 글자도 있고 지난 세월 맞춤법도 바뀌었으니 다시 교정해야 하고요. 차근차근 변환 작업을 해왔습니다. 이제 옮겨야 하는 책이 50권 정도 남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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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게 변환 후 책일까요? 책은 <역사를 위한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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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를 넘긴 후 오탈자를 발견하곤 합니다. 눈에 잘 띄는 오탈자가 있으면 속이 쓰리고 낯이 홧홧해, 공들여 다듬은 책을 다시 펼치기조차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교정하면서 유난히 신경 쓰게 되는 건 용어 통일과 띄어쓰기입니다. 독자 입장일 때는 ‘띄어쓰기 따위 될 대로 되라지’ 하며 읽어 넘겼다는 걸 생각하면 시간 낭비 같기도 하네요. 통일하면 어색하고, 국립국어원 원칙대로 하자니 그것도 어색하고, 책의 성격에 맞춰 기준을 달리 잡다 보니 매번 고민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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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탈자가 표시된 책들이 지금 제 등 뒤 책꽂이에 줄지어 꽂혀 있습니다. 책머리 위로 자라난 반투명 포스트잇들이 산호처럼 보이네요. 이전 쇄 재고가 동나서 증쇄에 들어가면, 책은 그만큼 더 나아집니다. 증쇄 일을 맡은 뒤로는 독자로서 초판의 오탈자에 관대해졌습니다. 재고가 다 나가야 증쇄하고 오탈자를 수정하기 마련이니, 받아본 책에 오탈자가 많아도 좋은 책 만드는 데 한술 보탠 셈이죠.
서고에서 보내준 표를 보니 조만간 위르겐 오스터함멜의 <대변혁 1: 19세기의 역사풍경>을 증쇄할 것 같습니다. 메르켈 전 독일 총리는 자서전 <자유>에서 자기 환갑잔치에 ‘<대변혁>의 저자’ 오스터함멜을 초청했다고 썼죠. 책에서 한 문장 뽑아 소개합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19세기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계없이 거의 모든 학자가 19세기를 어떤 역사시기에도 속하지 않는 독자적 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는 통상적으로 몇 개의 세기가 묶여서 하나의 역사시기를 구성했는데, 19세기만은 홀로 남아 있다.”
_<대변혁 1>, 200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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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혁 1: 19세기의 역사풍경>
위르겐 오스터함멜 지음, 박종일 옮김 |
<자유: 1954-2021년을 회상하다>
앙겔라 메르켈·베아테 바우만 지음, 박종대 옮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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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남북전쟁, 중국에서는 양무운동, 일본에서는 메이지 유신, 이 땅에서는 정조의 죽음부터 대한제국 선포까지, 19세기에 참 많은 일이 일어났죠. 오스터함멜은 19세기를 ‘긴 과도기’ 또는 ‘난감한 세기’라고도 말하는데요. 익숙하지 않은 구시대적 전통과 익숙한 신문물이 뒤섞인 그 시대 풍경을 길게 펼쳐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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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작품 중 어느 것이 『고백록』보다 더 많이 알려지고 사랑받을까?❞ _아우구스티누스
자전적 고백문학의 효시이자 기독교 신학의 정수를 담은 고전으로 1,600년 넘는 세월 동안 사랑 받아온 아우구스티누스의 대표작, 『고백록』이 한길그레이트북스 199권으로 출간되었습니다.
특히 이번 한길그레이트북스 『고백록』은 국내 아우구스티누스 연구의 최고 권위자인 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의 번역본으로, 원문 직역에 충실하면서도 상세하고 방대한 주석이 더해졌습니다. 각 행마다 신학과 아우구스티누스의 타 저작을 아울러 해설되어 있는 주석 덕분에 한 권 만으로도 아우구스티누스 사상을 가장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안내서인 셈인데요.
❝어떻게 우리 마음이 어떤 절대 타자를 향해서 안달하면서 존재하기 시작했을까. 창조계의 그 작은 피조물이 무한한 선, 영원한 진리, 절대 행복을 탐할 수 있는 이유는 뭘까? 이런 물음에 허덕이던 아우구스티누스는 그 지성에 '하느님을 담을 수 있는 존재'라는 인간 개념을 철학사에 남겼다.❞ _성염 전 주교황청 한국대사
사랑으로 이끌려가는 아우구스티누스 신학의 정점 『고백록』을 온라인 서점에서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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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레터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나
부족한 점을 함께 적어주시면
곰곰🐻 위니🍯 티노🦖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비블리오테카는 격주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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