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굿바이 2025년! 저희의 올해의 책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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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S 📌
COVER STORY I 굿바이 2025👋
일상과 사담 I 곰곰, 위니, 티노의 올해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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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 마케터 곰곰입니다.🐻
올해가 사흘밖에 남지 않았고, 사흘 뒤면 새해가 시작되네요!
2025년 마지막 레터가 될 오늘은 연말 '독서' 결산 특집으로 꾸려봤습니다.
저도 지난 주말부터는 새 책의 첫장을 펼치는 욕심은 내려두고(하루만에 읽을 수 있는 분량이 아니라면) 1년간의 독서목록을 훑어봤는데요. 완독한 책 가운데 유독 마음에 남는, 올해뿐만이 아닌 앞으로 평생 제 책장에 함께할 듯한 두 권의 책을 어렵지 않게 꼽았습니다. 여담으로 완독하지 못한 채 병렬 독서 목록에 있던 책들은 과감히 '0/nnn' 페이지 상태로 되돌리자는 결정을 내렸습니다.(북마크를 모두 제거했어요...) 이 책들을 포함해 새해에는 새 마음으로, 책들의 첫장부터 읽어봐야지요.
님의 올해의 책은 무엇이었나요?
어떤 책으로 2025년이 기억될 것 같으신가요?
저희 세 사람의 올해의 책 구경하시고, 레터 말미 피드백 버튼을 통해 잊지 말고 나누어주셔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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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사담
곰곰, 위니, 티노의
2025년 올해의 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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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된 일기장』, 알바 데 세스페데스 지음, 김지우 옮김, 한길사
출간된 1월부터 레터를 쓰는 오늘까지, 제가 무수히 호명하고, 밑줄 치고, 추천한 책이 아닐까 싶은데요. 바로 이탈리아 작가 알바 데 세스페데스의 국내 초역작인 『금지된 일기장』입니다. 읽고 소개하는 동안 1950년대 이탈리아의 40대 여성 ‘발레리아’의 일기가 2025년에 와서도 이토록 많은 여성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씁쓸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의 사유, 글쓰기, 가족 관계, 나이듦, '내 삶은 실패한 것일까'라는 고통스러운 의심에 관해 80년이라는 시차를 무색하게 할 만큼 세련되고 날카롭게 벼려진 문장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늘 묵묵히 나의 너른 품이 되어주던 누군가의 일기장에서 이런 문장들을 마주하게 된다면 심장이 쿵 떨어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생생하고 내밀한 기록이 담겨 있습니다. 마음이 쇳덩이처럼 무거워질 각오를 하고 읽어야 할 책이지만, 그럼에도 앞으로 더 많은 분들과 이 책을 읽고 싶어요.
그래서 여러분! 저는 이 책을 내년 1월 1일부터 함께 읽을 작정입니다. 편집자 위니님이 이끌어주실 그믐 북클럽에서요. 벌써 마흔다섯분이나 한 배를 타주셨는데요. 이번에는 특별히 일기를 쓰며 읽어보려 합니다. 비록 도서 증정 이벤트는 끝났지만 12월 31일까지 신청을 받고 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이번 기회에 저희와 수다 떨며 함께 읽어보시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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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인 자서전』, 마리-헐린 버티노 지음, 김지원 옮김, 은행나무
"인간은 자기 삶이 충분히 힘들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롤러코스터를 발명했어요. 롤러코스터는 철로 위에 일부러 만들어둔 위기 상황들의 연속이에요. 하지만 막상 진짜 문제를 직면하게 되면 인간은 인생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다고 말해요."
몇 페이지 읽다 보면 "이건 나의 이야기구나" 싶어지는 책들이 있지 않나요? 이 책이 제겐 그런 책이어서 초반부터 저항 없이 마음이 열렸습니다. 이 소설은 '귀뚜라미 쌀 행성'에서 온 외계인 아디나가 지구에서 살아가며 위 문장과 같이 써나간 '인간관찰일지'예요. 주인공 아디나에게 이입하기에 아디나는 저보다 훨씬 용기 있고, 사랑스럽고, 강한 '외계인'이지만 아디나의 평생이 담긴 이 소설을 따라 읽는 동안 제가 삶에서 지나온 순간들을 자주 마주칠 수 있어 즐거웠고, 위로 받았습니다.
저는 무겁고 슬픈 주제를 다룰 때 엉뚱발랄한 위트를 섞어 독자의 농축된 슬픔까지 희석시켜주는 작가들을 좋아하는데요. 마리-헐린 버티노 역시 이 분야의 능력자이신 듯합니다. 책장에 오래 두고 한 생애주기를 지날 때마다 펼쳐보고 싶은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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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피크민 블룸을 하다가 발견한 '버티기' 엽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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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위니🍯입니다. 벌써 한 해가 끝나고 올해의 책을 소개할 때가 됐다니! 시간이 너무 빨라서 거짓말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제게 올해는 ‘버티기’의 해였습니다. ‘버티기’를 넘어서, 내년에는 한 판 ‘되치기’의 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하고 있습니다. 🥋 여러분들도 힘들고 답답했던 순간들을 모두 뒤로 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따뜻한 한 해 보내시길 바랄게요. 앗, 그래도 올해의 책을 되짚어 보지 않을 수는 없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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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 이은지 지음, 한길사
저의 올해의 책은 역시 『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겠죠. 사실 모든 책들이 북토크나 행사 같은 걸 많이 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저자의 협조도 필요하고, 여러 사정도 때때로 발목을 잡죠. 『지구 관찰자의 기후 노트』는 이은지 선생님의 첫 책이기도 하고, 선생님 역시도 기후 위기의 현 상황과 매커니즘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싶은 의지가 강하셨어서, 다양한 활동을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책 외적인 것도 외적인 거지만, 이 책은 기후 우울을 심하게 겪던 제게 큰 도움이 됐어요. 마냥 낙관론을 펼치는 책은 절대 아니지만, 공포와 무력감만을 심어 주는 책도 아니거든요. 더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좋겠어요. 무엇보다 이 책에는 지구를 사랑하는 한 지구 관찰자의 마음이 담겨 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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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아로새겨진』, 다와다 요코 지음, 정수윤 옮김, 은행나무
해외 문학을 편집하면서 가장 난감하고, 또 가장 즐거워하는 부분 중 하나는 언어와 언어 사이의 낙차를 캐치하는 일이에요. 특정 언어권에서만 통하는 농담 같은 건 한국어로 번역하기 쉽지 않죠. 이를 국내 독자들이 읽기 편하게 옮기는 일이란 번역가에게도, 편집자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에요. 자칫 하면 아름다운 문장을 구구절절 설명하게 되거든요. 『지구에 아로새겨진』은 일본어와 독일어로 소설을 쓰는 바이링구얼의 특성이 가득 담긴 책입니다. 일문학을 전공한 제게는 더 흥미있는 소설이었어요. 언어와 언어 사이의 어긋남을 이토록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이라니! 다와다 요코의 능력도 능력이지만, 역자인 정수윤 님과 이 책의 담당 편집자님께 경이로움을 표하게 됩니다. 3부작으로 된 소설인데, 아껴 읽으려고 하다가 『지구에 아로새겨진』이 가물가물해지기 시작했어요. 2026년에는 3부작을 내리 읽어 보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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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랑전』,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황금가지
벼르고 벼르던 켄 리우의 단편집을 올해 읽었어요. 저는 어쩐지 이 책을 읽고 켄 리우의 글을 지지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서 글을 쓰는” 방식이요. 미래를 그리는 SF인데도 현 사회를 날카롭게 꼬집는 글들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맥스웰의 악마>와 <환생>이 가장 좋았어요. 보통은 표제작이 제일 좋기 마련인데, 솔직히 말하자면 <은랑전>은 저의 능력으로 이해할 수 없어요…… 였고요. 저는 감정에 대해서든, 사회에 대해서든, 되묻게 만드는 소설을 좋아하는데요. 은랑전은 제 취향에 완전히 부합하는 소설집이었습니다. 리디 마크다운에서 켄 리우의 단편집 네 권을 모두 샀어요. 2026년 독서 목표 중 하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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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게 글쎄, 올해 뭘 읽었더라?
노벨문학상 열기 속에서 한강 작가님 책도 읽고, 『작은 땅의 야수들』과 『대온실 수리 보고서』를 지나, 『필로우맨』 같은 희곡에도 발을 들여봤습니다. 티노에게 2025년은 작년을 뒤늦게 쫓아가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네요. 올해 나온 책들은 아마 내년에 읽게 되지 않을까요? 작년에 사두고 올해 읽은 책이 많았거든요. 그중에서 너무 재밌게 읽은 책도 있었고요. 어쨌건 오늘 주제는 ‘올해의 책’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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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망명일기』, 김대중 지음, 연세대학교 김대중도서관 기획, 한길사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어야 하는 직업인이라면 겉모습을 꾸며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겠죠. 누구보다 단단하던 김대중 대통령이 생전 남에게 드러내지 않고 숨겨둔 일기입니다. 손바닥만 한 노트 여섯 권에 휘갈겨 쓴 일기, 특히 힘든 날이면 일기 뒤에 기도문을 써넣고, 유명인들의 명언도 담았습니다. 지나가던 길에 들른 음식점 이름부터 국내 상황에 느끼는 좌절감, 겁먹고 숨어든 지식인들에게 느끼는 분노까지 저자의 속내를 담담하게 기록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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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반타
이 책은 6월에 벌써 소개했는데요. 일본 오사카의 어떤 지역에 얽힌 미제사건을 추적하던 기자가 마주친 현상들을 그린 호러 소설입니다. 뒤이어 영화가 개봉해서 동생을 데리고 보고 왔어요. 눈을 게슴츠레 뜨고, 고개는 반쯤 옆으로 돌리고, 덜덜 떨면서 보다가 끝나고서는 웃으면서 상영관을 나왔습니다. 올해 읽은 책 가운데 가장 말초적이고 오락으로 충실했던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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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믿음』, 이성원·손영하·이서현 지음, 바다출판사
종교라고 해야 하나, 풍습이라고 해야 하나. 눈 가리고 없는 셈 치기에는 너무 거대한 이 현상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 묘사합니다. 굿을 했는데 소원이 안 이루어지면 무당에게 사기죄를 적용할 수 있을까요? 진짜 무속인과 가짜 무속인, 진짜 무속 행위와 가짜 무속 행위를 어떻게 구분할까요? 무속인들은 오늘날 무속의 위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요? 무속인 범죄 사례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흥미를 끄는 차례와 『한국일보』 세 기자님의 전방위적인 탐사가 놀랍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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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오테카는 격주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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