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성선설 VS 성악설, 무엇을 믿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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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님. 마케터 곰곰🐻입니다. 올 듯 말 듯한 봄을 기다리다 지쳐 레터 배경에라도 먼저 봄기운을 불러와봤어요.(봄이 온다는 표현은 너무 수동적인 듯. 내가 봄에게로 간다🏃🌸)
오늘은 이렇듯 지치기도, 들뜨기도 하는 우리의 '마음'에 관해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사람에게는 마음이라는 게 있어 울고 웃기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미워하기도 하지요. 마음은 도대체 어떻게 다루어야 할까요? 몸에 난 상처라면 환부에 약을 발라 치료하겠지만 보이지 않아 약도 바를 수 없는 마음이 다치면 어떻게 회복해야 할까요? 흔들리고 약해진 마음을 가만 두면 나와 주변을 상처 입히고 일상을 어지럽히게 마련인데요. 옛 사상가들도 이러한 마음을 어떻게 다루고 지키며 살아가야 하는가에 관해 깊이 탐구했습니다. 이번 레터에서는 인간 본성의 '선함'으로 돌아감으로써 마음을 지킬 것을 강조한 사상가 맹자를 중심으로 이야기해보려고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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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S 📌
COVER STORY I 마음을 지키려면 선해져야 할까, 악해져야 할까
신간 소식 I 『맹자와 함께 마음공부』
일상과 사담 I 마음을 회복시켜줄 책과 영화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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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마음을 지키려면 선해져야 할까, 악해져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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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레터 제목에 띄운 질문으로 돌아가봅니다. 인간은 본래 선하게 태어났다는 주장이 '성선설', 인간은 본래 악하게 태어났다는 주장이 '성악설'이지요. 사실 저는 이 양자택일에서 줄곧 '성악설'을 긍정해왔는데요. 짤막한 이유를 밝혀보자면 이렇답니다.
인간은 본래 악하게(이기적이게) 태어나지만 보호자로부터의 사랑과 보살핌을 받고, 사회화를 거쳐 나보다 남을 위하는 이타심을 후천적으로 학습하며 선해진다. 이기적인 행동은 본성을 따르는 것이니 쉽고, 남을 위하고 배려하는 행동은 본성에 반하는 것이니 어렵다. 따라서 선행은 악행보다 어려운 일이고, 쉬운 길로 가는 악인보다 구태여 어려운 길을 택하는 선인이 더욱 강하다.
좁은 사견이지만 타고나길 악한 인간 존재에 대한 비관이라기보다는 선한 사람들의 강직함에 방점을 둔 제 나름의 믿음이었는데요.(선은 만들어가는 것이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고 본 순자의 주장과 비슷한 것도 같네요.) 그런데 지난주, 맹자의 '성선설'에 관한 아래 구절을 읽게되었습니다.
"맹자도 사람이 선한 상태로 태어난다고 주장하려던 건 아니었다. 물에 빠진 아이를 보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바로 뛰쳐나가는 것처럼, 특정 사건을 대하는 사람들의 감정 반응을 유추해보면 사람은 누구나 그렇게 선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사람은 착한 상태로 태어나는 존재가 아니라, 근본적으로 선이라는 도덕성이 있는 존재라는 것이다."(17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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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는 인간에게 가르치지 않아도 행해지는 선함이 있음을 발견했고, 이를 통해 본성에 선함이 내재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살면서 나빠진 것은 본성 때문이 아니니, 본성을 찾으면 선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라고요.
“물은 정말로 동쪽과 서쪽의 구별이 없습니다. 그런데 위와 아래의 구분도 없을까요? 사람의 본성이 선함은 물이 아래로 흐르는 것과 같은 이치지요. 어떤 사람이든 선하지 않은 경우가 없고, 어떤 물이든 아래로 흐르지 않는 경우가 없습니다. 여기 물이 있는데 손으로 착 쳐서 튀어 오르게 하면 이마를 넘게 할 수도 있고, 보를 만들어 밀어 올리면 산으로 끌어올릴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어찌 물의 본성 때문이겠습니까? 외부로부터 힘이 가해져 그렇게 된 것이지요. 사람이 선하지 않은 행위를 하게 되는 것도 그 본성이 이와 같은 경우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_ 『맹자』, 「고자 상」
'성선설'에 관해 여전히 따라붙는 질문들을 뒤로 하고, 인간의 본성은 선하나 외부로부터 가해진 힘의 작용으로 악해지는 것이라는 맹자의 주장에는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이어진 질문은 나를 덩달아 악하게 만드는 외부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였는데요. 아래 구절에서 답을 얻을 수 있었어요.
"세심히 살피며 어질게 예를 차렸는데도 왜 저 사람은 여전히 나에게 포악하게 굴고 억지를 부릴까. 혹시 내 정성이 부족해서일까. 참된 마음으로 그를 대했음에도 여전히 횡포를 부리면 어떻게 할까. 맹자의 말을 빌리면 이 정도 되면 망령된 사람이고, 짐승과 다를 바 없다. 짐승을 두고 나무라봐야 아무 소용이 없다. 그렇다고 그와 똑같은 짓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무시하고 양보하며 살 수밖에 없다. 마음을 보존하고, 더 많은 사람이 선한 마음을 지키며 살도록 이끄는 삶을 살면 된다. 무슨 음식을 먹어야 할지, 무슨 옷을 입고 나가 야 할지, 나에게 모질게 구는 저 사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따위는 하루아침의 걱정거리도 못 된다. 내 평생의 근심은 군자의 마음을 지키는 것이다. 무슨 거창한 성취가 아니라 모든 사람의 본보기가 되는 삶이다. 맹자도 사람이고, 나도 사람이다. 누구에게든 모질게 굴지 않아 사람을 사랑하는 본을 보이고, 무례하게 굴지 않아 사람을 받드는 본을 보이자."(3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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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식
흔들릴 때 필요한 건 위로가 아니라 원칙이다
맹자와 함께 마음공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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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가 살았던 시대도 오늘날처럼 치열한 경쟁과 불확실성으로 가득했습니다. 2,300년 전에도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은 약자를 괴롭혔으며, 남이야 어떻게 되든 나만 좋으면 그만이라는 사람들로 넘쳐났지요. 사람의 마음은 원래 선합니다. 그런데 마음은 늘 흔들립니다. 맹자는 인간 본성이 선한데도 흔들리는 이유를 외부 영향 때문이라고 보았는데요.
뜻하지 않은 우환에 흔들리고, 솟아난 분노에 흔들리고, 아무리 노력해도 안 되어 흔들리고, 그런 자신이 미워서 흔들리지요. 이 흔들리는 마음을 해결하려고 맹자가 찾은 답은 마음에 있었습니다. 맹자는 흔들리지 않는 마음, 즉 부동심(不動心)을 말합니다. 저자 장현근은 이런 부동심이 단순히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원칙의 체득’임을 역설하지요. 『맹자와 함께 마음공부』는 이런 일상의 원칙 스물두 가지를 골라 풀어낸 책입니다.
"맹자는 낮 동안 사람들과 힘든 일을 이겨내느라 마음이 흐트러진다고 한다. 그렇다고 세상을 버리거나 일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지 않은가. 인적이 끊긴 밤이나 새벽, 홀로 마음을 추스르는 것도 좋지만, 비근한 일상에서 행동의 원식을 세우고 사는 것도 중요하다."(46쪽)
『맹자와 함께 마음공부』는 사람을 지치게 하는 관계와 갈등, 분노와 불안 앞에서 어떻게 판단하고 어디서 멈춰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이 책의 가치는 마음을 선하게 가지라는 막연한 권유에 머물지 않는 데 있는데요. 맹자의 말은 삶이 흐트러질 때 다시 중심을 잡게 하는 기준이 됩니다. 판단이 흐려질 때 돌아갈 마음이 있고, 감정이 앞설 때 붙들 원칙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삶은 조금 덜 흔들리지요. 위로가 잠시 마음을 달랜다면, 원칙은 삶을 오래 버티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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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사담
마음을 회복시켜줄 책과 영화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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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록』,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천병희 옮김, 도서출판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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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전장에서 써내려간 일기, 『명상록』입니다.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자리에서 황제의 시야는 생을 향한 집착으로 좁아지는 대신 자기 자신으로, 자연과 신의 섭리로 넓고 깊게 뻗어나갔는데요. 사사로운 일들로 번잡해지는 마음을 지키고 싶을 때마다 펼쳐보는 책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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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새면 너 자신에게 말하라. 오늘 나는 주제넘은 사람, 배은망덕한 사람, 교만한 사람, 음흉한 사람, 시기심 많은 사람, 붙임성 없는 사람을 만나게 되겠지라고. 그들이 이런 결점을 갖게 된 것은 무엇이 좋고 나쁜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선은 그 본성이 아름답고 악은 그 본성이 추하며, 내게 잘못을 저지르는 사람은 나와 피가 같고 출신이 같기 때문이 아니라 이성과 신성을 나누어 갖고 있기 때문에 나와 나에게 동족이라는 것을 안다. 그런 까닭에 그들 가운데 누구도 나에게 해를 끼칠 수 없다. 아무도 나를 추악한 일로 끌어들일 수 없다. 나는 내 동족에게 화를 내거나 동족을 미워할 수 없다. 우리는 두 발처럼, 두 손처럼, 두 눈꺼풀처럼, 위아래 치열()처럼 서로 돕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다. 따라서 서로 대립하는 것은 자연에 어긋난다. 화를 내고 등을 돌리는 것은 서로 대립하는 것이다."(32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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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스(2023)>, 마크 터틀타웁 감독, 넷플릭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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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신이 지쳐있던 날에 자극적이지 않은 콘텐츠를 찾아보던 중 호평이 많아 보게 된 영화입니다. 펜실베니아주의 한 시골 마을, 홀로 지내던 노인 밀턴의 집 뒷마당에 난데없이 UFO가 착륙하더니 인간 소년 정도 몸집의 파란 외계인이 나타나는데요. 까만 눈을 끔뻑이는 것 외엔 소리도 내지 않고 큰 몸짓도 않는 조용한 외계인이 추워하는 듯하자 밀턴은 그를 집에 들여 보살펴줍니다. 함께 지내며 외계인이 사과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우주선을 수리해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사실을, 그러기 위해서는 고양이 일곱 마리가 필요하다는 사실 등을 알아갑니다. 그러다 밀턴의 이웃인 샌디와 조이스도 외계인의 존재를 알게 되어 귀환 작전에 합류하고, 그에게 '줄스'라는 이름도 지어주며 종을 초월한 우정을 쌓아가는 내용이에요. 큰 사건 없이 잔잔하고 유쾌한 소동극으로 흘러가는 영화인데도 보면서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눈물 많은 편 아님. <왕과 사는 남자> 보고도 안 울었음) 물밀듯 따뜻하고 순도 높은 감동이 계속해서 밀려오는 영화라, 관계와 삶에 지쳐있는 시기라면 꼭 한번 보시길 추천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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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레터 어떠셨어요?
다음 레터에서 듣고 싶은 이야기나
부족한 점을 함께 적어주시면
곰곰🐻 위니🍯 티노🦖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비블리오테카는 격주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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