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편집자 티노입니다.🦖
이번 주 최대 일교차가 20도라고요. 그래도 영하로 떨어지는 밤이 드뭅니다. 겨울 동안 거실로 들여놨던 식물들을 베란다로 꺼내놓을 때가 온 거죠.
지난여름 꺾꽂이한 몬스테라들은 기운을 차려 새잎을 밀어 올리고 있고, 화분을 뿌리로 꽉 채운 율마는 분갈이해야 합니다. 웃자란 바질은 난데없이 꽃이 폈어요. 계절이 바뀌는 건 식물들이 제일 먼저 알아차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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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NTENTS 📌
COVER STORY I 쑥쑥 자라라🌱
신간 소식 I 『돈의 열두 가지 얼굴』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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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 늘어나면서 뿌리파리라는 골칫덩이가 생겼습니다. 흙 위에서 또 화분 주변에서 빙빙 날아다니는 날벌레, 식물 성장을 방해한다는데 그것보단 눈앞에서 날아다니는 게 성가십니다. 그래서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의 힘을 빌리기로 했습니다. 작은 파리류를 잘 잡고 한국 북부에 자생해서 키우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대요. 인터넷으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눈으로 보고 고르고 싶어서 파주 월롱에 있는 조인폴리아 가든센터를 다녀왔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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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낮 기온이 높았다지만 하우스 안에 들어서니 온기가 훅 느껴지더라고요. 여기는 특히 열대와 정글식물을 전문으로 다룹니다. 수박만 한 박쥐란이 수없이 천장에 걸려 있고, 녹보수, 고무나무, 다육식물과 식충식물이 빼곡했습니다. 토분도 많이 판매하고 있어서 살까 하다가, 곧 문을 닫는대서 딱 식물 둘만 데려왔습니다. 원래 목적이었던 긴잎끈끈이주걱, 그리고 특가로 나와 있던 극락조예요.
끈끈이주걱은 가까이서 보면 꼭 수크령이나 강아지풀처럼 복슬복슬합니다. 점액이 달린 잎에 벌써 작은 날벌레들이 붙어 있어 믿음직스럽네요. 극락조는 아직 10센티미터나 될까 말까 한 크기입니다. 10년쯤 잘 키우면 지금보다 열 배는 커지겠죠. 오늘 아침에 다시 보니 데려오던 길에서보다 아주 조금 자란 것 같았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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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오랜 시간 잎이 말리거나 뿌리가 썩지 않는지 살펴보면서 길러야겠죠. 집에 돌아와 극락조 키우는 법을 찾아 읽다가 “원하든 원치 않든 삶은 오랫동안 계속될 것이고 거기에는 아주 많은 공을 들여야만 한다”는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에서 소개하는 『마음에 없는 소리』의 한 부분입니다. 두 책 모두 꽃이 피고 월동이 끝나는 지금 다시 읽기 괜찮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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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사랑한 젊은 작가들』, 김민철 지음, 한길사 |
『마음에 없는 소리』, 김지연 지음, 문학동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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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식
당신의 행복을 위한 돈의 인문학
돈의 열두 가지 얼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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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하는 코스피를 스쳐 지나가는 숫자로만 힐끗 보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내심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지금 티노의 마음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남의 돈 불어나는 숫자만 멍하니 보다가 정신을 차려보니, 제 앞에는 오랜만에 경제서 원고가 놓여 있었습니다. 한 줄 한 줄 교정지를 넘기다 보니, 2026년부터는 티노도 투자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렇게 증권사 계좌를 열고 코인과 코스피의 세계에 몸을 던졌습니다. 지금까지 코인이 30퍼센트 떨어지고 코스피가 30퍼센트 올랐습니다. 한겨울 식물들이 그렇듯 자라지를 않네요. 시간만 버렸다고 하기엔 억울하고, 적어도 돈을 보는 눈만큼은 조금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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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열두 가지 얼굴』, 류상철·박종호·정태관 지음, 한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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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길사에서 펴낸 책은 『돈의 열두 가지 얼굴』입니다. 이렇게 하면 돈 번다고 설명하는 비법서는 아니고요, 돈이 인류 역사와 문학 속에서 어떤 얼굴을 보여왔는지 따라가면서 그 역사와 철학을 짚는 인문학 책이에요.
책의 저자는 한국은행에서 36년간 일한 류상철, 부동산 금융 실무자 박종호, 금융 IT 개발자 정태관, 이렇게 세 사람입니다. 세 분은 독서모임에서 만나 뒤풀이 자리에서 이야기하다가, 각자의 전문성을 합쳐 책으로 펴내자고 뜻을 모았다고 합니다. 이후 매주 토요일 오전마다 모여서 이야기를 나눴고, 돈의 속성을 열두 가지로 정리해냈습니다.
티노가 흥미롭게 읽은 대목은 2장 ‘돈과 기억’에서 가상화폐를 다루는 부분이었습니다. 사실 티노는 그전까지 가상화폐 거래소는 도박장이고, 가상화폐는 오고 가는 칩스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조금 달라졌어요. 중앙은행이라는 전통적인 시스템을 새 체계로 대체하려는 시도 자체에는 따져볼 만한 의미가 있겠더라고요. 물론 저는 쓴맛을 봤지만요. 그래도 막연하던 시스템의 원리를 이해하고 나니, 흔히들 말하는 수업료쯤은 냈다고 여길 수도 있을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이 책이 가상화폐 같은 최첨단 논의만 담고 있지는 않습니다. 저자들은 돈의 얼굴을 열두 가지로 쪼개면서 아주 고전적인 질문부터 다시 던집니다. 돈이라는 종잇조각에 왜, 어떻게 가치를 부여했는지 같은 부분이요. 화면 위 숫자로만 오가는 돈에 익숙해진 시대지만, 결국 돈의 역사는 그 가치를 무엇으로 증명하느냐의 싸움이더군요.
2026년 투자 성적표는 아직 제자리걸음입니다. 그래도 원고를 덮고 나니 적어도 내가 무엇에 베팅하고 있는지는 더 선명해졌습니다. 차트의 빨간 막대와 코스피 숫자 뒤에 숨은 원리가 궁금한 분들에게는 『돈의 열두 가지 얼굴』이 좋은 해설서가 되어줄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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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소식
한나 아렌트 탄생 120주년 기념 특별판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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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알라딘 리커버 특별판, 한나 아렌트 지음, 김선욱 옮김, 한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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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딘 메인 페이지에 올라온 거 보셨나요? 개정하는 김에 특별판까지 같이 냈어요. 기존 책보다는 크기를 좀 줄였고요. 개정하면서 표지를 바꾸지 못한 아쉬움을 여기에 풀었습니다. 아렌트 키링도 준대요!
사실 엠보싱이 들어간 질감 있는 종이로 표지를 인쇄하려고 했는데요, 인쇄가 잘 안되더라고요. 은박을 입히는 작업에도 지장이 있을 수 있어서 결국 무난한 종이로 바꿔 인쇄했습니다. 인쇄 작업을 감리하러 가서야 문제를 알아차리고, 급하게 인쇄를 멈추고 종이를 다시 발주했어요. 매끈하고 서늘한 느낌이 잘 드러나서 도리어 잘됐다는 생각도 들어요. 원래 쓰려던 종이는 포장도 다 뜯어버린지라 반품도 안 되고, 사무실 지류함 위에 쌓아놨는데 어디에 쓰려나 모르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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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오테카는 격주 연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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