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위니🍯입니다. 이제 정말 여름이 성큼 다가왔어요. 겨울에 들인 취미는 여름까지도 쭉 이어지고 있는데요. 바로 '보드게임'입니다. 🎲 더운 날에는 에어컨 빵빵한 실내에서 도란도란 보드게임을 하는 것만 한 게 없더라고요. 오늘은 독자 여러분들께 한길사 책과 함께 즐기면 더 재밌는 보드게임 세 가지를 소개해 드릴게요.
1) 윙스팬 × 한반도의 새 🐦
가장 먼저 소개할 게임은 조류 테마 게임인 윙스팬이에요. 새 카드를 모으고 서식지를 확장하면서 차곡차곡 점수를 쌓는 게임이죠. 모은 새 카드의 종류에 따라 할 수 있는 행동이 늘어나는 쾌감이 있는 게임이에요. 쉽게 말하면, 처음에는 별거 없어 보이고 답답한데 판이 무르익을수록 콤보가 터지는 느낌인 거죠. 카드에는 새들의 세밀화가 그려져 있는데, 이 그림들이 너무 예뻐서 카드만 구경해도 즐거운 게임이에요. 한길사에서 펴낸 『한반도의 새』도 한반도에 사는 야생 조류 540종을 섬세한 세밀화와 함께 담아낸 도감인데요. 둘을 나란히 두면 윙스팬은 『한반도의 새』를 게임으로 만들어낸 것 같고, 『한반도의 새』는 윙스팬을 책으로 옮겨 놓은 듯한 기분이 든답니다.
2) 헤게모니 × 홉스봄 3부작 ⚖️
헤게모니는 자본가, 노동자, 중산층, 국가 중 하나의 계급을 맡아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싸우는 게임이에요. 저는 플레이할 당시 '노동자' 계급을 플레이했는데, 파업 한 번 하지 않고 성실히 일만 하다가 대차게 말아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 한 판이 끝나고 나면 꼭 이런 생각이 들어요. "아, 그러니까 자본가들이 이렇게 생각했던 거구나.", "아, 이러니까 노동자들이 파업을 하는 거구나." 같은 생각들이요. 에릭 홉스봄 3부작은 이 게임판의 근원 같은 책이에요. 자본주의가 폭발적으로 팽창하고 계급 갈등이 본격화되던 19세기를 촘촘하게 그려낸 책이거든요. 배경 지식이 있으면 더 즐거운 종류의 게임이니 한 번 도전해 보세요.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라고 평가받지만, 테마가 확실해서 이해가 어려운 편은 아니더라고요.
3) 7 원더스 × 로마인 이야기 🏛️
마지막으로 소개할 게임은 사실 제가 아직 직접 해 보지 못한 게임이에요. 바로 7 원더스인데요. 7 원더스는 고대 문명의 불가사의를 키우는 게임이에요. 여러 장의 카드를 손에 쥐고, 한 장을 골라 쓴 뒤 나머지를 옆 사람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진행되죠. 나에게 좋은 카드를 쓸 수도 있고, 옆 사람에게 좋은 카드를 쏠랑 먼저 사용해 버릴 수도 있어요. 30분이면 한 판이 끝나고, 규칙도 단순해서 처음 하는 분들도 쉽게 룰을 익힐 수 있는 게임이에요. 시간을 삭제하기로 유명한 게임 '문명'을 해 보신 분들이라면 비슷한 느낌을 받으실 텐데, 훨씬 더 가볍고 빠르게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랍니다. 본판에는 고대 로마가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확장판을 추가하면 로마의 콜로세움도 보드로 추가가 돼요. 『로마인 이야기』를 읽으셨다면 게임판 위에서 만나는 로마가 더 반갑게 느껴질 거예요. 저도 얼른 해 보고 감상을 전해 드리고 싶네요. 🙏
신간 소식
『비밀구락부』
소설가 이화경이 8년 만에 장편소설 『비밀구락부』를 펴냈습니다. 1926년부터 1955년까지, 휘몰아치던 비밀의 시대를 살아낸 이들의 30년을 좇는 소설이에요.
소설은 한 사람의 시점에 오래 머물지 않아요. 밑바닥에서 시작해 미군정 통역사로 성장한 애란, 좌익 진영의 지도자가 된 현욱, 그를 쫓으며 극우 세력의 폭력에 동조하게 된 미군 방첩대원 주드, 애란의 든든한 뒷배인 미 헌병사령관 에이든. 인물에서 인물로, 사건에서 사건으로 건너뛰는 이화경의 글쓰기는 각각의 인물에게 생동감을 부여하고, 겹치고 어긋나는 목소리들 사이에서 시대의 초상이 되살아납니다.
그러나 이 소설이 끝내 응시하는 것은 첩보도 이념도 아니에요. 본명을 빼앗기고 가명으로 떠밀려 다닌 사람들이 어떻게든 자기 자신으로 살고자 했던 안간힘입니다. 이화경은 그 어느 쪽도 섣불리 미화하거나 단죄하지 않아요. 다만 그 시대의 인간 군상을 역사 한복판에 나란히 세울 뿐입니다.